서늘하게 식어 눅눅하게 내려앉은 공기와 사위에 쏟아져 내리는 빗방울들이 어쩐지 숨이 차오르게 한다. 그럼에도 바라보고 있노라니 발끝에서부터 점점 차올라서 찰랑찰랑, 아슬하게 유지되고 있던 어떤 부분이 부지불식간에 넘쳐 흘러 더더욱 무력해지는 기분이었다. 시간 감각도 사라진 지 오래였다. 날짜를 세는 것도 그만두었다. 현실을 자각하게 하는 아주 사소한 부분도...
Y는 화장실의 변기 위에 앉아 양손에 얼굴을 묻었다. 다들 살짝 취해있는 틈을 타 잠깐 그 자리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언제까지나 이러고 있을 수는 없었다. 화장실 특유의 눅눅한 공기와 쿰쿰한 냄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크게 심호흡을 한 Y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덮고 앉아있었던 변기 뚜껑을 올려놓고 문의 잠금쇠를 풀려는 찰나, 사람들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먀옹-.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M이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난 쪽을 쳐다보았다. 검은 고양이의 뒤를 조그만 새끼 고양이들이 졸졸 따라가고 있었다. 서로 부딪혔다 떨어졌다 하며 새끼 고양이들이 움직이는 걸 보는 M의 입꼬리가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먀오옹. 어미 고양이가 한 번 더 울음소리를 냈다. 유독 뒤처지는 녀석이 있었다. 다른 형제들은 진작 어미의 발...
P는 제게 내밀어진 유치한 분홍색의 편지봉투를 무감한 시선으로 내려다보았다. 상대는 아까부터 제대로 눈을 마주치지도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P의 차게 식은 표정을 눈치채지는 않았다. P는 한숨이 삐져나오려는 걸 애써 입술을 꾹 물어 참아내고, 입꼬리를 끌어올려 그린듯한 미소를 만든 뒤 편지봉투를 받아들었다. 그제야 상대가 고개를 들어 그런 그녀의 얼굴을...
늘 우위를 점하던 이가 한순간에 무력해지는 것은, 언제나 그 본인에게는 상당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다. B는 G를 상대할 때면 늘 그러한 기분을 느껴왔다. 그 여자는 항상 제 뜻대로 움직이는 적이 없었고, B가 내내 안달을 내며 저를 쥐어 잡으려는 것을 멀찍이서 관망하며 웃기만 했다. 차라리 B가 사랑에 눈이 먼 멍청이였다면 기꺼이 장난감이 되어 움직여줄...
G는 S를 처음 만난 순간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남자는 지금까지 제가 살면서 봐온 것들 중 가장 사랑스러운 존재였다. 순하게 빠진 눈꼬리며 늘 웃고 다니는 게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었다.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바보 같다고, 허무맹랑한 소리를 한다고 웃을지도 모르지만 G는 그를 본 그 순간에 어떠한 운명을 느꼈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첫 눈에 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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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달로스는 제 아들 이카루스에게 경고했다. 너무 낮게 날면 바다의 습기를 먹은 날개가 무거워져 추락할 것이고, 너무 높게 날면 태양의 열기에 밀랍이 녹아 날개가 떨어져 추락할 것이라고. 하지만 그가 당부한 것이 무색하게도, 이카루스는 새처럼 하늘을 나는 것에 심취해 더 높이, 아주 높이 태양을 향해 날아올랐다. 결국 밀랍은 뜨거운 태양열에 녹아내려 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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