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발소리가 사람 없는 넓은 복도에 울려 퍼졌다. 단정한 캐주얼 슈트를 차려입은 선우스레가 걸음을 멈추고 문 앞에 섰다. 옷깃을 잠깐 매만진 후, 조심스레 손을 들어 노크했다. 안에서 들어오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꽃으로 장식된 방안에 여주가 앉아있었다. “스레야.”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이 선우스레인것을 보자 여주의 표정이 확 밝아졌...
“잠깐!” 여주가 반사적으로 막 닫히려는 엘리베이터의 문에 손을 끼워 넣었다. 텅!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스르르 다시 열렸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말쑥하게 키가 큰 남자가 한 명 있었다. 급한 나머지 일단 무작정 손부터 뻗기는 했으나, 영 껄끄러운 상대에 여주가 잠시 주춤했다. 여주가 머뭇대는 사이 엘리베이터 문이 다시 닫히려 하자 남자가 손을 들어 열림 ...
여주는 포크로 제 앞에 놓인 접시를 헤집었다. 영 입맛이 돌지를 않아 가볍게 파스타 샐러드로 메뉴를 정했지만 단 한 입도 먹지 않은 채였다. 이 파스타 이름이 파르팔레라고 했던가? 모양 귀엽네.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예쁘게 잘린 방울토마토를 뭉개는데 맞은편에 앉아있던 상대가 조심스레 물어왔다. “별로야?” “응?” “아까부터 먹지는 않고 그러고 있길래.” ...
비가 오고 있었다. 선우서래는 취기가 올라 멍한 정신으로 어딜가냐며 붙잡는 손들을 뿌리치고 밖으로 나갔다. 저 자리에서 주는대로 다 받아 먹었다간 금방 골로 갈게 분명했다. 교복을 벗고 어른이 된지 한참이지만 이렇게 모이고 나면 늘 그때의 애들같이 짓궂게 구는 녀석들이 있었다. 걸을때마다 톡톡 튀는 빗방울들이 차가워 몸이 부르르 떨렸다. 가게 지붕을 따라 ...
*WARNING: 약한 유혈묘사. 원형 탑 내부의 벽면은 모두 그 꼭대기까지 빼곡하게 책이 들어찬 책장들이었다. 리안은 한숨을 쉬며 들고있던 책을 원래 자리에 돌려놓았다. 조금 짜증스러워 보이는 표정의 남자는, 탑의 가장 아래가 마치 낭떠러지 같이 보일 정도의 높이에도 눈하나 깜빡하지 않고 익숙하게 장치를 움직여 책장과 책장사이를 오갔다. 벽면을 따라 나선...
이별의 아픔 속에서만 사랑의 깊이를 알게 된다. Only in the agony of parting do we look into the depths of love. 조지 앨리엇 George Eliot 남자는 손을 가만히 두지를 못했다. 연신 옷자락을 쓸고 당기며 매무새를 다듬었다. 더 볼 것도 없이 멀끔하고 보기좋은 모습이었지만 뭐가 그렇게 불만인지 벌써 ...
*WARNING: 약한 유혈묘사. 이것은 날 때부터 타고난 성질로- 타인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그 스스로도 제어할 수 없는 것이었다. 같은 혈족에서도 배척받는 존재는 어느 세대에는 여럿이었다가 어느 세대에는 나타나지 않기도 했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핏줄이 거의 남아있지 않아 몰락하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에 아주 없어진 것으로 취급받고 있었다. 시초가 무엇이...
본 글은 <온더훅 나폴리탄>의 가장 초반 부분인 '그라목손의 공지' 파트만을 다루고 있습니다. 트위터 타래의 그것이며, 나폴리탄 소장본 원고와 동일한(유료글과 동일한) 퇴고를 거쳤습니다. 가볍게 읽기에는 아마 본 글만으로도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글이 완결된지 꽤 시간이 지났음에도 꾸준히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에 늘 감사하고 있습니...
여자는 늘 생각해왔다. 어쩌면 나는 저 멀리, 가장 외로운 것들만 사는 곳에서 온 존재일 것이라고. 여자는 사랑받기를 원했다. 그들이 제게 애정을 품기를 바랬다. 그렇지만 여자는 늘 받기만을 바라는 존재라 베풀줄은 몰라서, 저를 사랑하는 것들에게 언제나 냉정하기만 했다. 여자를 사랑하는 것들은 타고나기를 여자보다 더한 온기를 품은 이들이라 여자의 냉담에도 ...
안녕하세요, 온더훅 나폴리탄을 쓴 리본입니다. 제 트위터 디엠으로 제보가 들어와서 이렇게 급히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타 커뮤니티에서 제 나폴리탄 괴담을 무단으로 사용하시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해당 괴담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컨셉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계신다는데, 저는 이것을 일절 허용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허용한 나폴리탄 3차 창작의 범위는 ...
신께서 가라사대 너는 눈을 감고, 귀를 막고, 혀를 물어 저 간사한 것의 꾐에 빠지지 않도록 하되 나를 섬기는 것을 충실히 하여 지극히 네 할 일을 다 하도록 하여라. ……하시니 그 말씀에 따라 제 눈을 찌르고, 귀를 잘라내고, 혀를 뽑아내 피를 쏟고 고통에 몸부림치며 스스로를 고행에 들게 하더라. 속이 울렁거릴 정도의 음습한 기운에 사이단이 한발짝 물러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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